항목 ID | GC002039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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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言語 |
영어공식명칭 | Languag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충청북도 청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경열 |
[정의]
충청북도 청주 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 체계.
[개설]
충청북도 청주시는 역사적으로 마한, 백제, 신라에 속하였던 지역이다. 청주시는 충청북도 괴산군, 진천군, 보은군, 충청남도 연기군과 천안시, 대전광역시와 인접하여 있다. 청주시의 자연 지리적 배경과 교통망 등은 인접 지역과의 교류를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언어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받게 하였다.
청주 지역어는 한국어의 중부 방언에 속한다. 그래서 청주 지역어의 음운 체계[자음 체계, 모음 체계, 운소 체계]와 문법 체계가 대체로 서울 방언과 일치한다. 다만 운소 체계 가운데 억양과 말의 속도, 그리고 일부 어미와 조사를 포함한 문법 형태소 및 어휘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음운 체계]
청주 지역어의 자음 체계는 다른 중부 지역 방언과 차이가 없으나, 모음 체계는 중부 방언의 특징인 10모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세대에서 차이를 보인다. 전설 모음으로는 '애'와 '에' 및 '외'와 '위'가 있으며, 중설 모음으로는 '어'와 '으'가 별개의 음소로 존재한다. 물론 다른 방언에서와 마찬가지로 청주 지역어에서도 해당 모음들의 재음소화가 진행되고 있어서 '에'와 '애' 같은 경우는 머지않은 장래에 하나의 음소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음운 체계를 자음 체계와 모음 체계, 운소 체계로 나누어 보면, 먼저 자음은 충청도와 강원도를 비롯한 다른 중부 지역 방언과 비교하여 별다른 특징을 찾아보기 어렵다. 어두에서는 두음 법칙이 적용되며 하나의 자음만 발음된다. 모음 사이에서는 두 개의 자음까지만 허용되는 음절 구조 제약이 있다. 어말에서는 마찰음이나 파찰음이 중화되며, 거센소리나 된소리가 평음화된다. 그러나 젊은 층에서는 어두에 'ㄹ'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즉, 청주 지역어는 중앙어와 마찬가지로 19개의 자음이 쓰인다.
다음으로 모음 체계를 살펴보면, 청주 지역어의 단모음은 10개이며, 반모음은 2개, 이중 모음은 12개이다. 청주 지역에서 노년층은 10모음 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장년층 이하 세대는 8모음 또는 7모음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단모음 'ㅚ', 'ㅟ'가 각각 이중 모음 'ㅚ[we]', 'ㅟ[wi]'를 거쳐 'ㅔ[e]', 'ㅣ[i]'로 재음운화하는 과정을 보여 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ㅔ'와 'ㅐ'가 '에[e]'로 중화됨으로써 7모음 체계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론적으로 10개의 단모음을 가진 노년층에서는 30개의 이중 모음을 가질 수 있고, 젊은 층에서는 21개의 이중 모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노년층에서는 13개, 젊은 층에서는 11개의 이중 모음을 가지고 있어 차이를 보인다.
운소는 자음이나 모음이 아니면서 음절이나 단어 또는 구나 문장에 얹혀서 실현되면서 뜻을 구별하는 기능을 한다. 청주 지역어와 관련된 운소로는 음장(音長), 연접(連接), 억양(抑揚) 등이 있다. 억양은 청주 지역어의 특징을 드러내는 요소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노년층과 젊은 층 간에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장단은 노년층에서는 의미 구별에서 운소의 기능을 하지만 젊은 층에서는 운소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운소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음운 현상]
청주 지역어의 음운 현상의 특징은 여섯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고모음화의 경우, 일반적으로 첫음절의 장음은 고모음으로 실현된다. 예를 들면 '그:지[거:지]', '뗀:다[띤:다]' 등이 있다. 그러나 젊은 층에서는 대체로 고모음화를 거부한다.
둘째, 'ㅣ' 모음 역행 동화는 청주 지역어에서 활발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노년층과 젊은 층에서 차이를 보인다. 노년층에서는 형태소 내부뿐만 아니라 형태소 경계에서도 관찰된다. 반면 젊은 층에서는 형태소 내부에서만 관찰된다.
셋째, 경음화는 다른 지역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경음화는 형태소 내부에서 일어나는 어두 경음화와 형태소 경계에서 일어나는 어중 경음화로 나눌 수 있다. 어두 경음화의 예로는 '까시[가시]' 등이 있고, 어중 경음화의 예로는 '입썰[입술]' 등이 있다.
넷째, 자음 동화는 인접한 자음 상호 간에 영향을 주어 서로 비슷하여지거나 같아지는 현상이다. 자음 동화에는 비음화, 유음화, 구개음화, 양순음화 등이 있다. 비음화와 유음화는 다른 방언에서와 같이 폭넓게 실현된다. 구개음화 중 'ㄷ' 구개음화는 중앙어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반면 'ㄱ' 구개음화는 나이, 학력, 거주지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양순음화는 '꼽뽀다[꽃-보다]'에서처럼 양순음이 아닌 것이 양순음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젊은층에서 말을 빨리 할 때 폭넓게 실현된다.
다섯째, 어말 자음의 비파열음화는 끝소리를 'ㅈ', 'ㅊ'으로 가진 체언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결합할 때 'ㅅ'으로 바뀌어 실현된다. 즉, 파찰음 'ㅈ', 'ㅊ'이 파열성을 잃어버리고 마찰성만 남겨 두는 현상으로 발음을 용이하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바파열음화는 어말 자음이 'ㅌ'인 체언에서도 발견된다.
여섯째, 노년층에서 중세 국어의 'ㅿ'와 'ㅸ'의 흔적이 관찰되는데, 이는 청주 지역어에 고어형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문법적 특징]
청주 지역어에서 인칭 대명사는 격조사가 연결되어 쓰일 때 형태를 달리하여 실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지역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1인칭에서는 '지'[단수], '즤'[복수], 2인칭에서는 '니'[단수], '느덜/느이덜'[복수], 재귀 대명사에서는 '지'[단수], '즤들/즈덜'[복수] 정도가 특이하다고 볼 수 있다. 조사는 양성 모음 계열보다는 음성 모음 계열의 조사가 주로 쓰인다. 그리고 연결 어미는 표준어에 비하여 음성 모음을 취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즉, '어', '우'와 같은 음성(陰聲) 모음이 많이 쓰인다. 서법과 경어법은 다른 방언과 마찬가지로 상황이나 대상에 따라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런데 청유문을 제외하고는 해체 종결 어미 '햐', '댜', '겨' 등으로 쓰이는 특징이 있다. 이외에 청주 지역어에서는 '잘한디야[잘한대]', '잘 가리야[잘 가래]', '그만히야[그만해]'처럼 1음절 축약형 대신에 음절 분화를 이룬 형태가 많이 사용된다. 기저형에서 음운 도치를 수행한 결과로 파악된다. 또한 '하능기여[하는 것이어]', '할끼여[할 것이어]'처럼 'ㄴ/ㄹ 것이어'가 'ㄴ/ㄹ 기여/겨'로 실현된다.
[어휘적 특징]
한 방언에서만 쓰이는 어휘적인 특징이 있겠지만 대체로 이웃하는 방언에까지 널리 분포하기 때문에 한 방언만의 어휘적 특징을 기술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이에 의미 차이나 용법의 차이를 보이는 특징적인 어휘를 제시하고자 한다.
‘울력’은 표준어에서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일함'의 의미이지만 청주 지역어에서는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아무런 대가 없이 특정한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돈을 주고 곡식으로 바꾸어 온다'는 의미로 '곡석 사러 간다'와 '곡석 내러 간다'를 쓰는데, '곡석 사러 간다'는 표준어와 차이가 없지만, '곡석 내러 간다'는 차이를 보인다. '내다'는 충청북도에서도 지역에 따라 '팔다'와 '사다'의 의미로 쓰인다. 표준어 '간장'은 '장물', '지렁물', '간장' 등으로 쓰인다. 그런데 '장물'이나 '지렁물'은 주로 집에서 메주를 쑤어 담근 재래식 식품을 일컫는 말이고, '간장'은 일제 강점기 이후 공장에서 대량으로 제조한 개량 식품을 일컫는 말이다. 표준어 '김치'는 '짠지'라고 한다. 이에 비하여 무를 얇게 썰어 미나리나 파, 당근 등의 야채를 넣어 담근 것을 '김치'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