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7016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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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陞卿圖- |
이칭/별칭 | 종경도 놀이,종정도 놀이,승관도 놀이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
집필자 | 서종원 |
[정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 행해지던 놀이로 윤목[주사위]을 던져 나온 숫자에 따라 이동하면서 누가 가장 먼저 높은 관직에 올라 퇴관하는가를 겨루는 놀이.
[개설]
승경도 놀이 는 종경도 놀이, 종정도 놀이, 승관도 놀이 등으로 불린다. 주사위 또는 오각형의 나무 막대인 윤목(輪木)을 굴려서 나온 수대로 말을 이동하여, 최종점인 봉조하(奉朝賀)에 도착해 먼저 물러난 사람이 승리한다. 원래는 계절에 상관없이 즐겼던 놀이였으나 일반적으로 정월에 많이 하였다.
[연원]
승경도 놀이 는 관직 체계를 내용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승경도 놀이가 누구나 할 수 있는 놀이가 되기 위해서는 관직 체계의 완성과 일반인에게 관로(管路)가 열려 있는 사회적 조건을 필수로 한다. 따라서 조선 초기 관료제의 정비가 이루어지면서 기존 말판 놀이를 응용해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승경도 놀이의 기원을 보면, 성현(成俔)의 『용제총화(傭齊叢話』에는 하륜(河崙)이 승경도를 제작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하륜이 불교의 성불도(成佛圖)를 기초로 조선의 관직 체계를 반영하여 승경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유원(李裕元)은 『임하필기(林下筆記)』에서 승경도가 중국 당대의 『투자선격(骰子選格)』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기록했다.
승경도 놀이 는 조선 시대 전반에 걸쳐 크게 유행하였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는 홍문관(弘文館) 관리들이 이 놀이로 밤을 샜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문건(李文楗)은 『묵재 일기(墨齋日記)』에서 동네의 또래 소년들과 몇 차례나 하면서 마지막까지 말판에 남아 있는 사람의 눈가에 먹을 그리고 놀았다고 하였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오희문(吳戱文)의 『쇄미록(鎖尾錄)』 등에도 승경도를 제작했다거나 놀았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하지만 승경도 놀이가 모든 이들의 호응을 받은 것은 아니다. 권필(權鞸)은 승경도 놀이가 운을 시험하는 것에 불과함에도 승부에 따라 현명함과 우둔함을 가르듯이 한다고 하여 동료들이 승경도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덕무(李德懋)는 『사소절(士小節)』에서 “(아이들의) 정신을 소모하고 뜻을 어지럽히며 공부를 해치고 품행을 망치며 경쟁을 조장하고 사기(邪氣)를 기르는” 놀이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역으로, 이는 당시 승경도가 상당히 유행했음을 반증하고 있다. 『조선의 향토 오락』에 따르면, 조사 대상 225개 지역 가운데 132개 지역에서 승경도 놀이를 했으며 그 가운데 70개 지역에서 정월에 집중적으로 하였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과거 제도의 폐지와 관직 체계의 재편으로 놀이 내용이 현실감이 떨어짐에 따라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놀이 도구 및 장소]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의 승경도놀이에는 5각형으로 된 윤목과 조선 시대의 관직 등이 적혀 있는 종경도 놀이판, 윤목을 굴러 나오는 수대로 움직이는 말이 필요하다. 윤목은 각 면에 1부터 5까지를 나타내는 기호가 있으며, 말은 상대방을 구분할 수 있도록 색이 다르다. 이 놀이는 주로 실내에서 행해지는데, 과거에는 방안에서 주로 하였다.
[놀이 방법]
승경도 놀이의 방법은 말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 먼저 윤목을 굴려 각자 출발 지점을 정한다. 출발점의 종류는 크게 문과, 무과, 은일(隱逸), 남행(南行) 등이 있다. 각자의 출발점이 정해지면 윤목을 굴려 나온 수에 따라 이동한다. 말을 옮겨가는 도중에 중요한 관직에 오르면 그 관직이 지니고 있는 권한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왕을 가까이 모시는 홍문관의 관리가 되면 자기보다 앞서 높은 관직에 오른 이들을 파면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때 파면을 지적당한 고관에게 윤목을 굴릴 기회가 주어지며, 일정한 수가 나오면 원래 자리로 돌아와 자신을 파면했던 관리를 거꾸로 파면시킬 수 있다. 순탄하게 봉조하까지 올라가 퇴관을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유배나 사약을 받은 경우도 있다. 유배가 되면 다음 나온 수에 따라 방면되거나 복직할 수도 있지만 사약을 받는 경우는 놀이에서 탈락한다.
[현황]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 행해지는 승경도 놀이는 다른 지역에서도 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놀이문화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는 놀이가 거의 행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