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305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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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江陵 |
영어공식명칭 | Gangneung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문헌/단행본 |
지역 | 강릉 |
시대 | 현대 |
집필자 | 김정남 |
[정의]
강릉 출신의 작가 윤후명의 소설집.
[개설]
『강릉』은 작가 윤후명에게 있어 인생의 출발점이자 귀환점인 고향 ‘강릉’을 모티프로 한 10편의 소설을 엮은 책이다. 신작 소설로 채워진 책의 말미에 강릉을 무대로 한 등단작 「산역」[1979]을 함께 엮음으로써 하나의 테마 소설집으로의 의미를 더했다. 2016년 4월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윤후명 소설 전집 1권으로 발간하였다.
[편찬/간행 경위]
『강릉』은 작가 윤후명의 고향 강릉을 모티프로 한 소설집으로서 “‘강릉’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에 놓이는 어떤 것이다.”라는 작가의 의식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서사물이라고 할 수 있다. 윤후명은 2015년 11월 강릉 홍제동에 있는 문화 작은 도서관의 명예 관장으로 임명됐다. 윤후명은 고향에서의 명예 관장직 제의가 『강릉』을 쓰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여덟 살에 떠나 일흔 살이 되어서야, 62년 만에 비로소 처음의 그 자리로 돌아왔다는 데에 가슴이 설레었고, 이에 고향에 대한 소설을 써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고 술회하였다.
[형태]
12권 완간 예정 전집 중 제1권으로 출간된 책이고, 형태 사항은 347 쪽, 128㎜, 188㎜이며 표제는 ‘강릉’이다.
[구성/내용]
『강릉』은 작가의 고향인 강릉에서의 유년 체험과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겪은 이야기들이 서로 오버랩되며 서사를 엮어나간다. 자전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소설적 외연은 개인의 기억과 체험의 한계를 넘어선다. 윤후명이 소설에서 그려내는 ‘강릉’은 강원도의 한 지역으로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어디론가 길을 떠나야 하는 소설적 자아의 처음이자 마지막을 은유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수록 작품은 「눈 속의 시인 학교」, 「알타이족장께 드리는 편지」, 「방파제를 향하여」, 「아침 해를 봐요」, 「바위 위의 발자국」, 「대관령의 시」, 「샛별의 선물」, 「핀란드 역의 소녀」, 「호랑이는 살아 있다」, 「산역」으로 총 10편이다.
소설집 『강릉』에서 작가는 떠남과 만남의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리움과 외로움에 값하는 공간이면 어디든지 상상력의 나래를 펼친다. 강릉을 찾아온 알타이족의 음유 시인에게 바다를 보여주며 ‘아름답다’라는 말을 나누고 싶어 하거나[「알타이족장께 드리는 편지」], 강릉 가는 길에 가마를 멈춘 수로 부인에게 꽃을 꺾어다 바친 ‘헌화가’의 노인이 되어보거나[「눈 속의 시인학교」], 고향 바다의 방파제를 다녀온 뒤 호랑이밥이 되고 머리만 남았다는 처녀의 환상에 사로잡히거나[「방파제를 향하여」], 설화 속 호랑이에 자신을 완전히 이입하여 선녀가 된 처녀를 그리워하는 노래를 부르거나[「대관령의 시」], 핀란드 역에서 자유를 찾아 떠나려는 탈북자 여자에게서 그리움을 이루려는 마음을 보거나[「핀란드 역의 소녀」], ‘백남준 10주기 기념 전시회-호랑이는 살아 있다’를 보러 갔다가 설화 속 머리만 남은 처녀와 죽은 모든 존재들이 나란히 옆에 되살아나 함께 둑길을 걷는 환상[「호랑이는 살아 있다」]을 경험하기도 한다.
[의의와 평가]
주인공이 직접 강릉에 가거나 그곳으로 정신의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모두 다르지만, 과거를 추억하며 시간의 순차적 흐름을 무시한 파편화된 기억들에 붙들리거나 환상을 체험하는 과정은 비슷하게 전개된다. 폐허와 유적, 오래된 설화 등에 매료된 채 이 세계 한구석에 은둔한 주인공은 우연인 듯 필연인 듯한 작은 사건들을 맞닥뜨리며 환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에서 방황한다. 바로 여기에 실체와 이미지 사이의 간극을 통해 현실의 의미를 재호명하는 작가 윤후명의 서사적 특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