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3016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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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道術- 制壓- 徐花潭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양주시 |
집필자 | 조영주 |
[정의]
경기도 양주에 속했던 남양주 지역에서 서화담(徐花潭)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도술로 중을 제압한 서화담」은 도술로 유명한 서화담이 일본에서 온 중과 겨루는데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여 완전히 제압했다는 신이담이다. 조선 중기의 유학자인 서경덕(徐敬德)[1489~1546]은 별호인 서화담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서화담은 황진이(黃眞伊), 박연폭포와 함께 송도삼절로 불리기도 하며, 황진이와 관련한 일화도 유명하다.
[채록/수집 상황]
1992년 양주문화원에서 출간한 『양주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1-4-의정부시·남양주군 편에 실린 것을 재수록한 것이다. 「도술로 중을 제압한 서화담」은 1980년 8월 31일 조희웅, 김연실, 유지현 등이 당시 경기도 남양주군 미금읍[현 경기도 남양주시]으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김정수[남, 65]로부터 채록한 자료이다. 이 이야기는 『청구야담(靑邱野談)』이나 『동야휘집(東野彙輯)』에서도 유화를 찾아볼 수 있으나,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이는 구전되면서 생긴 변모일 것이라 추측된다.
[내용]
서화담 선생은 도술로 유명하였다. 서화담이 하루는 집안의 동생인 서도치에게 저녁때 어떤 중이 찾아올 텐데, 오면 상대하지 말고 자기에게 보내라고 하였다. 서도치가 서화담에게 무슨 일로 중이 오느냐고 물으니 서화담이 알 것 없다고 하였다. 서도치가 재차 물으니 서화담 선생이 일본에서 오는 도술꾼인데 너는 감당할 수 없으니 자기에게 보내라고 당부하였다.
저녁때가 되자 정말 중이 찾아와 서도치에게 서화담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서도치가 무슨 일로 찾느냐고 묻자 중이 도술을 겨뤄 보려고 찾는다고 하였다. 서도치는 그렇다면 자기랑 한 번 겨뤄 보자고 하였다. 서도치와 중이 도술을 겨루게 되었는데, 서도치가 소로 변하자 중은 말로 변하였다. 말로 변한 중은 소로 변한 서도치를 물고 차고 하여 서도치가 다 죽게 되었다.
중을 기다리고 있던 서화담은 중이 올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자 서도치의 집을 찾아갔다. 서화담이 보니 서도치가 중과 도술을 겨루고 있는데, 서도치가 다 죽게 되어 있었다. 서화담은 도술을 부려 시합을 중단하게 하였다. 서도치는 자신의 도술이 중에게는 역부족인 것을 인정하고 중에게 마침 집으로 들어오는 서화담을 따라가라고 하였다. 서화담은 중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날 밤 중은 서화담에게 선생이 도술로 유명하다고 하니 자기와 도술을 한 번 겨루어 보자고 하였다. 서화담이 이를 받아들이니 중이 양푼에 물을 떠다 달라고 했다. 서화담이 물을 떠다 주었더니 중이 도술을 부려 방안에 무지개가 생기고 잉어가 물 위로 튀어 올랐다. 서화담은 중에게 훌륭한 도술이라고 말한 다음 오늘은 자고 내일 아침에 겨뤄 보자고 했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으나 서화담은 중이 일본에서 조선을 정탐하기 위해 보낸 사람이기는 한데 자기 상대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도술 시합을 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중은 서화담이 다음날이 되어도 도술 시합을 하려고 하지 않자 가겠다고 하고 집을 나서면서 제비로 변하여 날아갔다. 그러자 서화담이 도술을 부려서 하늘에 그물을 잔뜩 쳐 놓았다. 제비가 된 중은 앉을 곳을 찾지 못하여 하루 종일 날아다니다가 힘이 빠져서 나중에 겨우 한 곳에 내려앉았는데 앉고 보니 서화담 선생의 집 처마였다.
중은 서화담의 도술을 당해낼 수 없다고 생각하고 백배사죄하였다. 서화담은 조선을 정탐하러 온 것을 다 알고 있다고 하면서 당장 돌아가라고 하였다. 중은 더 정탐을 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서화담의 동생인 서도치도 도술로는 유명하지만 서화담에 비하면 잡술을 하는 정도였다. 그 정도로 서화담은 도술로 유명하였다.
[모티프 분석]
「도술로 중을 제압한 서화담」의 주요 모티프는 ‘서화담의 뛰어난 도술’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서화담 외에도 스스로 뛰어난 도술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두 인물이 등장한다. 하나는 서화담의 동생인 서도치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에서 온 중이다. 서도치는 자신의 도술 실력에 자만하여 일본에서 온 중이 찾아오면 상대하지 말고 자신에게 보내라는 서화담의 말을 듣지 않고 중과 도술 시합을 벌인다. 그러나 서화담의 말대로 서도치의 실력으로 일본에서 온 중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본에서 온 중은 서화담과 도술 실력을 겨루어 보고 나서야 서화담이 자신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서화담의 일화 가운데에는 그의 뛰어난 도술 실력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발견된다. 「도술로 중을 제압한 서화담」은 서화담의 뛰어난 도술 실력과 관련한 일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서화담은 뛰어난 도술 실력을 가지고 있어 자신과 도술을 겨루기 위해 찾아오는 인물들과 시합을 하여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여 준다. 고전 소설 「서화담전」도 서경덕을 유명한 도사로 등장시켜 도술적인 행각을 하도록 꾸민 허구적이며 신비적인 작품이다. 이밖에도 양주 지역에서 서화담과 관련하여 전승되고 있는 설화에는 「호랑이를 물리친 서화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