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3016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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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양주시 |
집필자 | 조영주 |
[정의]
경기도 양주 지역에서 터주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터주에 빌었더니」는 집터를 지켜 주는 지신(地神)인 터주에 소원을 비는 민간 신앙과 관련한 이야기로, 터주에게 돈이 생기게 해달라고 빌었더니 바라는 대로 이루어졌다고 하는 내용의 우행담이다. 터주는 대개 집 뒤란에 위치한다고 하며, 우행담은 우연한 기회로 얻은 행운 덕에 부자가 되는 내용의 이야기를 의미한다.
[채록/수집 상황]
1992년 양주문화원에서 출간한 『양주군지』에 수록되어 있고, 출전은 1989년 임석재가 집필하고 평민사에서 발행한 『한국구비설화』이다. 일제 강점기에 양주 지방에서 채록하였다고 한다.
[내용]
옛날 어느 마을에 농사를 짓고 사는 집이 있었다. 하루는 이 집에서 떡을 해서 터주에 바쳐 놓고 돈 삼천 냥이 내일 안으로 생기게 해달라고 빌고 있었다. 이때 마침 한 도둑이 이 집으로 도둑질을 하러 왔다가 울타리 밖에 숨어서 그 집을 엿보고 있었다. 도둑은 그 집에서 이렇게 빌고 있는 것을 보고 돈 삼천 냥이 생기기는커녕 오늘 밤 안으로 소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혼잣말을 하였다.
이윽고 그 집에서 빌기를 다 마치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밤이 어두워져서 도둑은 그 집으로 들어가 외양간에 매어 있는 소를 끌어냈다. 그리고 도둑질해서 모은 돈 삼천 냥을 실은 다음 몰래 그 집을 나섰다.
도둑이 소를 끌고 길을 가다가 도랑창이 있어서 건너려고 하는데 소가 건너지 않으려고 버티기 시작하였다. 도둑이 소와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먼저 도랑창을 건너가서 소고삐를 잡아끌었다. 그래도 소는 건널 생각을 하지 않고 버티기만 하였는데, 그러다가 그만 고삐가 끊어지고 말았다. 소는 뒤를 돌아서 주인집으로 뛰어갔다. 집으로 돌아온 소가 덜컥거리면서 대문을 여니까 주인이 그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다. 주인은 밖에 나와 있는 소를 집안으로 끌어들이다가 소의 등에 돈 삼천 냥이 실려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집안 식구들은 이것을 보고 모두 기뻐하며 터주에게 돈 삼천 냥이 생기게 해달라고 빌었더니 당장에 이렇게 효험이 나타났다고 좋아하였다. 그리고 소가 업소라 복이 들어왔다고 여기면서 그 후로도 그 소를 잘 먹여 키웠다.
[모티프 분석]
「터주에 빌었더니」의 주요 모티프는 ‘터주에 소원 빌기’, ‘소원 성취’ 등이다. 「터주에 빌었더니」 이야기에서 터주에 소원을 비는 사람은 하루 만에 큰돈이 생기기를 바라며 터무니없는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도둑은 터주에 무슨 효험이 있어서 소원을 들어주겠느냐고 비웃으며 자기가 소를 훔칠 것이기 때문에 소만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터무니없는 것처럼 여겨지던 주인의 소원은 성취되고, 주인을 비웃었던 도둑은 그 소원을 이루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