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3016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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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萬 -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양주시 |
집필자 | 조영주 |
[정의]
경기도 양주 지역에서 지렁이 영약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만 냥에 판 이심이」는 한 남자가 우연히 얻은 천 년 묵은 지렁이를 팔려고 하였는데, 한 노인이 이를 알아보고 약의 효험을 위해서는 제 값을 치러야 한다면서 만 냥을 들고 와서 사갔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만 냥에 판 이심이」는 우연한 기회에 행운을 얻어 잘 살게 된다는 우행담이라고 할 수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92년 양주문화원에서 출간한 『양주군지』에 수록되어 있고, 출전은 1989년 임석재가 집필하고 평민사에서 발행한 『한국구비설화』이다. 일제 강점기에 양주 지방에서 채록하였다고 한다.
[내용]
옛날에 부자로 살던 한 사람이 어쩌다가 집안이 망하여 가난하게 살게 되었다. 이 사람은 총질을 배워 겨우 입에 풀칠을 하고 살았다. 하루는 이 사람이 총을 메고 산으로 들어갔다가 참나무 가지에 커다란 구렁이가 걸쳐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아래에 병같이 생긴 것이 구렁이에게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먹고 있었다. 이 사람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처음 보는 것이라 망태기에 집어넣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집으로 향하던 이 사람은 그것을 팔아 볼까 싶어 장에 나가 내놓고 앉아 있었다. 이 사람은 해가 다 지도록 물어 오는 사람도 하나 없고 사겠다는 사람도 하나 없자 그만 갈까 하고 일어섰다. 그런데 마침 어떤 패랭이를 쓴 사람이 찾아와서 보고는 그것을 천 냥에 팔라고 하였다. 이 사람이 깜짝 놀라서 얼떨결에 그 값에는 안 판다고 하였다. 그랬더니 패랭이를 쓴 사람이 그냥 가 버렸다. 이 사람은 하찮게 생긴 것을 천 냥이나 준다고 해서 그렇게 큰돈을 어떻게 받겠느냐는 생각으로 안 판다고 했는데 패랭이를 쓴 사람은 돈이 적어서 안 판다는 줄로 알고 가 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웬 점잖은 노인이 와서 물건을 보더니 만 냥에 팔라고 하였다. 이 사람은 아까보다 더 많은 값을 부르는 사람이 나타나서 깜짝 놀랐으나 하찮은 물건을 그렇게 비싼 값으로 사가려고 하는 것이 궁금하여 이유를 물었다. 노인은 그것이 몇 천 년 묵은 지렁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그 지렁이의 살을 조금 떼어 펄펄 끓는 물에 넣고 끓인 다음 그 물을 죽은 사람의 입에 떠 넣으면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영약이 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노인은 영약 같은 것은 제대로 값을 치러야 약의 효험이 나는 것이지 헐값으로 사면 약의 효험이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모티프 분석]
「만 냥에 판 이심이」의 주요 모티프는 ‘죽은 사람을 살리는 약’, ‘제 값에 사야 효험이 있는 영약’ 등이다. 한 남자는 우연히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 있는 약을 얻었으나 약의 진가를 알아보지는 못한다. 우연히 약을 얻고, 또 우연히 약을 팔러 나갔는데 패랭이를 쓴 남자와 노인이 약의 진가를 알아보고 사려고 한다. 남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의 쓰임새나 효험을 모르기 때문에 패랭이를 쓴 남자와 노인이 제시한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패랭이를 쓴 남자와 노인은 남자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죽은 사람도 살려낼 수 있는 약이라는 것을 알아보았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값을 치르고 사려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