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정도정을 시조로 하고 정운을 입향조로 하는 전라남도 해남군의 세거 성씨.

[개설]

하동정씨(河東鄭氏)는 신라 말 고려 초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경상남도 하동 지역의 호족으로 성장하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라남도 해남군의 세거 성씨 가운데 하나이며, 해남 입향조는 정운(鄭運)[1543~1592]이다.

[연원]

하동정씨는 본관을 같이하면서 계통이 다른 세 개의 파가 있다. 하나는 정도정(鄭道正)을 시조로 하는 밀직공파(密直公派)이다. 정도정은 하동 지역의 호족으로 923년(경명왕 7) 후백제군이 신라를 침범할 때 호장(戶長)이 되어 향병(鄕兵)을 단련하여 하동성을 지켰으며 벼슬이 내의성상시(內議省常侍), 광평성평장사(廣評省平章事)에 이르렀다. 정도정 이후의 기록은 남아 있지 않으며 문하시중(門下侍中)을 지낸 정석숭(鄭碩崇)을 1세조로 하여 세계를 이어 오고 있다.

다른 한 계통은 정응(鄭膺)을 시조로 하는 좌정승공파(左政丞公派)이다. 정응은 고려 덕종 때 문과에 급제하여 금자광록대부 도첨의좌정승(金紫光祿大夫都僉議左政丞)을 지냈다.

또 다른 한 계통은 정손위(鄭遜位)를 시조로 하는 지예부사공파(知禮部事公派)이다. 정손위는 고려 숙종(肅宗)부터 명종(明宗)까지 5대에 걸쳐 벼슬을 하며 하동백(河東伯)에 봉해졌다.

[입향 경위]

하동정씨는 장령공(掌令公) 정희주(鄭希周)의 아들인 정의중이 1433년(세종 15)에 경상도 하동에서 영암 모산리로 이주하여 정착하였으며, 이후 장령공파 후손인 직장공 정윤이 해남군 옥천면 대산리에 입향하여 세계를 이어 오고 있다.

해남의 하동정씨는 수원백씨(水原白氏), 보은이씨(報恩李氏), 제주양씨(濟州梁氏), 선산임씨(善山林氏) 등과 혼인관계를 맺으며 재지사족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후 장령공파 13대손인 정축명이 화원면 후산리로 이주하였고, 정축명의 동생인 정축택이 문내면 충평리로 이주하여 정씨 일가를 이루기도 하였다.

[현황]

해남의 하동정씨는 2018년 현재 옥천면 대산리에 15가구 정도가 살고 있으며, 화원면과 문내면 등지에 소수가 흩어져 살고 있다.

[관련 유적]

해남군의 하동정씨 관련 유적으로는 옥천면 대산리에 정운 장군을 모신 사당인 충절사(忠節祠)와 정운충신각이 있다. 충절사는 1652년(효종 3) 옥천면 서원리에 경호사로 건립되었다가 1681년(숙종 7)에 충절사로 사액되었다. 정운충신각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을 도와 싸우다 전사한 정운의 충렬을 기려 1681년(숙종 7)에 건립한 것이다. 효자정시교기적비(孝子鄭時僑紀跡碑)는 효자 정시교를 기리기 위해 1736년(영조 12)에 세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