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101223
한자 儀禮飮食
영어공식명칭 Ceremony’s Food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아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민

[정의]

충청남도 아산시의 주민들이 의례를 베풀 때에 의례적 의미를 담아 사용하는 특별한 음식.

[개설]

사람이 살아가면서 삶의 분기가 되는 순간에 의례를 베푸는데, 출생의례, 혼인의례, 회갑례, 상장례, 제례 등이 이에 속한다. 각 의례마다 특별한 의미를 담은 음식을 만들어 의례에 사용하고, 함께 먹기도 한다. 이때의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의례를 주관하는 대상자에게 바치는 제물이기도 하고, 특별한 소망을 담아 만든 주술적 도구이기도 하며, 의례를 완성하는 상징물이다.

[출생과 돌 음식]

삼신밥은 삼신에게 바치는 제물인 동시에 삼신의 상징물이다. 출산을 주관하는 삼신에게 바치는 미역국과 밥을 ‘삼신밥’이라 하며, 아이와 산모의 식사이다. 아산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먼저 삼신밥을 마련한다. 삼신이 세 명이므로 세 그릇씩 마련해 삼신께 올린 후 간단히 비손[두 손을 비비면서 신에게 병이 낫거나 소원을 이루게 해 달라고 빎]한 후 산모에게 건넨다. 산모는 이 밥을 남에게 나누어 주지 않고 모두 먹는다. 삼신밥을 다른 이가 먹으면 그 집의 삼신이 밥을 먹은 이를 따라 다른 집으로 간다고 하니 주의한다.

아이는 그 집안의 운명을 책임지는 귀중한 존재이므로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백일과 첫돌 등의 기념일에는 백설기와 인절미 등을 마련한다. 이러한 음식을 이웃과 공식(共食)함으로써 집안의 아이가 비로소 사회적 존재로 여겨지게 된다. 아이가 삼신의 보호를 받는 10세까지는 혹시 모를 부정을 예방하기 위해 생일마다 붉은색의 수수팥떡을 만들어 먹인다.

[혼례 음식]

혼례와 관련한 의례 음식으로는 시루떡과 초례상, 용떡, 삼일떡 등이 있다. 신랑집에서 신붓집으로 함을 가져가면 신부의 어머니가 시루떡을 마련해 놓고 그 위에 함을 받는다. 이때 시루떡은 집안의 신령께 바치는 제물로, 집안의 경사를 가신(家神)에게 알리는 제물이다. 이 외에 혼례식장의 초례상에는 밤, 대추, 용떡을 올린다. 밤은 아들을 상징하고, 대추는 딸을 상징하며, 용떡은 두 사람이 맺어진 것을 상징한다. 첫날밤을 치른 신혼부부를 위한 첫 음식은 용떡을 잘라 만든 떡국이다. 떡국은 두 사람이 부부가 된 후 먹는 첫 음식으로 새벽 첫 시간에 부부가 함께 식사하는 것은 두 사람이 맺어진 것을 공인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시집간 신부는 사흘째 되는 날에 처음으로 시가의 부엌에 나가서 밥을 짓는다. 친정에서 가져온 찹쌀로 밥을 짓는데, 쌀에 찰기가 있는 것처럼 딱 붙어서 잘살라는 의미이다. 이날 시어머니는 삼일떡[인절미]을 마련해 신부에게 먹인다. 신부는 시가 식구에게, 시가 식구는 신부에게 각기 찰기 있는 음식을 먹이는 것은 이 음식을 공식함으로써 별개로 살아온 사람들이 비로소 하나의 공동체로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연을 상징하는 떡이므로 칼로 자르지 않아야 하며, 인연이 잘 붙도록 끈적거리는 찹쌀로 만들어 먹는 것이다.

[회갑 음식]

회갑에는 마련한 모든 음식을 푸짐하게 올린다. 마치 제사상처럼 굄질[과일이나 과자, 떡 따위의 음식을 그릇에 높이 괴어 담음]을 하므로 회갑을 살아서 받는 제사라 하여 ‘산제사’라고도 부른다. 갖은 음식을 마련해서 회갑자를 대접하고, 참여한 이웃과 푸짐하게 나누어 먹는다. 이처럼 회갑에 많은 음식을 마련하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60갑자(甲子)를 마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날이므로 축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상례 음식]

초상집에 가는 이웃은 죽음의 부정을 예방하고, 애끓는 상주가 식사를 수월하게 하고, 문상객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팥죽을 쑤어 간다. 이 팥죽은 망자가 그 집을 떠나기 이전인 발인(發靷) 이전에 모두 먹어야 한다. 이는 발인이 망자를 대하는 중요한 경계임을 분명히 한다. 또한 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하기 위해 초상집을 찾는 저승사자를 위해 사잣밥을 마련한다. 이 밥은 저승사자를 대접하는 밥이므로 인간의 먹거리와는 다르다. 접시에 조금씩 밥을 담은 접시 밥 세 그릇, 된장 세 종지는 저승사자를 대접하는 의례 음식이다. 이처럼 의례에 사용되는 음식은 의례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의례의 주인인 신령을 대접하는 제물인 동시에 그 신령 그 자체이기도 하므로 음식에는 상징이 강하게 내포된다. 삼신을 위한 삼신밥은 세 그릇을 올리고, 세 명의 저승사자를 위한 밥은 저승사자의 수대로 세 그릇을 올린다.

또한 음식을 함께 공식하는 것은 의례를 완성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대상[탈상]을 치르기 이전까지는 망자는 산 자로 간주하므로 상식(上食)은 사람이 먹는 것을 그대로 대접한다. 살아 있는 존재로 간주해 아침과 저녁에 사람이 밥을 먹기 이전에 상식을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탈상을 하면 더 이상 망자는 산 자가 아니라 비로소 조상이 되므로 국수와 떡, 나물, 포(泡), 어적, 육적, 해탕, 어탕, 육탕, 과일, 포(脯), 해(醢), 유밀과, 한과, 잡과 등을 형편껏 마련해 올린다.

[제례 음식]

죽은 조상은 후손이 존재하는 근원이므로, 기일제, 명절, 시제 등에 갖가지 음식을 마련해 대접한다. 밤, 대추, 곶감을 기본으로 하여 각 가정의 전통대로 음식을 마련해 올린다. 제물 중에서 과일은 사과·배·감·대추 등을 올리며 시대가 변한만큼 열대 과일을 올리는 집도 있다. 그러나 복숭아는 귀신을 쫓는다고 하여 올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고기 중에 개고기는 사용하지 않는다. 어물 중에서도 ‘치’ 자가 들어간 고기는 올리지 않는다. 나물을 무칠 때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으며, 고춧가루가 들어간 김치도 올리지 않는다. 집안에 따라서 조상들도 김치를 좋아하신다고 하여 일부러 올리는 경우도 있다.

탕(湯)은 다시마·무·파·명태 등을 끓여서 한 종류만 올린다. 적(炙)은 주로 소고기적을 올리며, 닭고기는 형편이 좋아지면서 제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달걀을 별도로 삶아서 올리는 집도 있다. 지금은 제주(祭酒)를 사다가 쓰지만 예전에는 미리 술을 빚어서 사용했다. 제사 음식은 해당 가정의 전통에 따라 마련하므로 가가례(家家禮)의 전통이 흔하다. 한 예로 아산시 배방읍 중리신창맹씨 집안은 맹사성(孟思誠)[1360~1438]이 생식을 즐겼다고 하여, 밤·대추·호두·사과·배 등을 껍질을 깎지 않고 올리고, 고기도 모두 생것으로 올린다. 메를 대신하여 기장을 올리는데, 마찬가지로 생것을 놓는다.

[특징]

충청남도 아산시 주민들은 의례마다 그 의례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음식을 사용했다. 이때의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의례의 성격을 담은 의례물이다. 특히 음식을 여럿이 나누어 먹는 공식은 의례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참고문헌]
  • 『아산시지』(아산시청, 2016)
  • 이필영 외, 「민속」(『아산평택 택지개발 사업지구내 문화유적지표조사보고서』, 충청문화재연구원·대한주택공사, 2006)
  • 이필영·정래진, 「아산시의 일생의례」(『한국인의 일생의례』-충청남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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